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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귀어 7년 차 어부 형과 귀어 2년 차 동생의 어부일지

 

# 귀어 7년 차 어부 형과 귀어 2년 차 동생의 어부일지

충청남도 보령에는 푸른빛 찬란한 바다를 품으며 나이 오십 언저리에 어부가 된 형제가가 살고 있다

형 한현성(52) 씨는 귀어 7년 차 베테랑 어부와 귀어 2년 차 햇병아리 어부 동생 한희선(51)이다.

 

 

형제들의 고향인 보령은 유년의 향수가 남아 있는 곳으로 10대 초반 형제는 부모님을 따라 도시로 이주했지만, 넉넉한 고향 앞바다가 항상 그리웠단다.

시간이 흘러 도시에서 용접 일을 하던 형은 건강이 나빠지며 고향으로 내려오게 되었고, 항상 바다와 함께 할 수 있는 어부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형 현성 씨는 마침 오랜 바텐더로 생활하는 동생이 지쳐가던 중 동생에게 귀어를 권해 형제는 어부가 되었다.

 

 

형은 타고난 손재주와 천성으로 부지런하게 일을 해 타고난 뱃놈소리를 들었고, 동생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초보 어부이다.

형은 잔소리를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다는데. 벼락같은 잔소리를 쏟아내는 형은 동생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죄다 들어주고 만다.

동생은 뱃일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다리가 통발 줄에 걸리는 사고로 목숨까지 잃을 뻔했던 아픈 사연이 있기 때문에 부탁을 들어준다.

 

 

동생은 불행 중 다행으로 생명은 건졌지만, 대신 다리를 절게 되어 형에게 있어 동생은 아픈 손가락으로 형의 빗발치는 잔소리 사이에는 동생을 향한 형의 사랑이 형을 향한 동생의 고마움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 보령 최고의 껌딱지 부부와 외로운 일쟁이 노총각 형

고단했던 바다 일을 끝내고 각자 보금자리로 돌아갈 시간이지만 형과 동생은 한 집으로 들어가는데, 형제는 돈도 아낄 겸 같이 살고 있다.

형제만이 아니라, 각자 한 번의 아픔을 겪고 뒤늦게 부부의 연을 맺은 동생의 아내인 김순영(51) 씨와 한 지붕 아래 동생 부부와 형이 함께 살고 있다.

 

 

순영 씨는 도시에서 자랐지만 남자들도 혀를 내두르며 도망간다는 뱃일을 척척 해내며 동생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동생의 껌딱지로 형과 함께 먹는 밥상에서도 꿀 떨어지는 애정행각을 벌인다.

그와 반대로 형 현성 씨는 나이 오십이 넘었는데도 외로운 노총각으로 하루하도 빨라 자라 잡고 좋은 여자를 만나고 싶은 소망이 있어, 낮밤 없이 개미처럼 부지런히 일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란다.

동생 부부의 애정행각이 달콤해질수록 형의 옆구리는 시리다 못해 아려올 정도로 어린 고양이를 끼고 허전함을 달래본다.

 

 

# 주꾸미 때문에 벌어진 형제의 난

최근에는 한 배를 타고 낙지를 잡는 형제는 동생 일도 가르칠 겸 형이 동생 배를 함께 타는데, 형은 동생이 어느 정도 뱃일이 익숙해지면서 형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다른 선주의 배를 타며 월급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때부터 동생부부가 뱃일을 나가는데, 수온이 낮아 낙지 활동량도 적거나 노련한 형이 안 타서인지 올라오는 낙지의 양은 적고, 걸려오는 주문 전화도 낙지 대신 주꾸미를 찾을 때가 많단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주꾸미 잡는 주낙을 손질하는 형, 동생 희성 씨는 주낙 한 줄에 주꾸미 잡는 도구 소라뿔이 수백 개씩 달려 있는데, 저대로만 잡힌다면 돈이 얼마인지? 올해 주꾸미가 많이 잡힐 거란 형의 말에 솔깃해 형에게 주꾸미 조업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다.

 

 

그러나 형은 낙지잡이나 집중하라고 불호령이 떨어지고, 희성 씨는 자신의 생각이 잘못인가 하는 마음에 동네 문제해결사인 이장에게 상담을 받을수록 주꾸미에 대한 열망만 커진다.

그날 밤 다시 용기를 낸 동생은 형에게 주꾸미 조업도 하겠다고 선언하는데, 형은 참다못해 분노를 표출하며 혼자 섬에 들어가 살겠다고 폭탄선언까지 하게 된다.

형은 왜 이렇게까지 주꾸미 조업을 못하게 하는지 어부 형제가 서로 이해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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